Notes

나의 대구 언니 / 안동~의성~대구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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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시간될 때 한번 다녀 가이소.'

무심한 듯 하지만 언제나 내 맘을 울리는 이 말.

그래서 나는 안동행 KTX를 탔다.

의성 장날을 한번 보고 싶다는 나의 말에 의성과 가까운 안동까지 픽업을 나온다는 나의 '대구언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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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를 주면 열을 주려고 하는 언니.

흙과 꽃을 사랑하는 언니.

꾸미지 않아도 그녀만의 아름다움으로 주변을 훈훈하게 해 주는 언니.

그런 언니를 만날 때면 나는 늘 어린 소녀처럼 들떴다.

그런 맘으로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탔다.

아침 일찍 출발하는 기차임에도 피곤함은 없었다. 왜냐면 내 맘은 이미 대구 한 언자락에 가 있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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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리에서 출발하는 안동행 KTX 기차. 처음 타보는 안동행 기차였지만 한 자락 돌아설 때마다 보이는 우리나라 산세의 아름다움 때문에 지루함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단조로운 경부선 KTX와는 정말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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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2, 7일 열리는 의성 장날을 구경하기 위해서 언니랑 안동역에서 바로 의성으로 향했다.

<img width="428" src="https://2.bp.blogspot.com/-Ee167_vOzOw/USmN2byzvRI/AAAAAAAAByg/Uh3-Ctmntbk/s1600/Daegu+2.jpg" />

유명하다는 마늘도 구입하고 조선시대부터 내려온다는 장옥이라는 건축구조물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장옥: 조선시대에 서울의 큰 거리 양쪽에 줄지어 세운 상점 특히 종로의 유주비전이 유명하다.)

정말 여기 저기 마늘 파는 분들이 정말 많았다. 언니의 조언에 따라 밭에서 재배되는 작은 마늘 한 접을 구입했다. 큰 마늘 한 접이 7-8만원선인데 작은 마늘은 2만원으로 가격도 엄청 저렴했다. 집에서 먹어 보니 맛도 향도 정말 일품이다.


의성마늘과 상어고기. 이곳 의성에선 제삿날 혹은 특별한 날에 이렇듯 상어 고기를 먹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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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건축물 구조가 장옥이다. 허름하고 오래되어 보인다. 이런 곳을 잘 보존해서 멋스럽게 꾸미면 충분히 괜찮은 관광자원이 될텐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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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에서 유명하다는 사이더 (cider:사과 발효주)를 시음하기 위해 한 양조장엘 들렀다.

영국에서 사이더에 눈을 뜬 언니가 찾았다는 의성 애플리즈 양조장!

대구 op 아닌 언니가 술꾼인 동생을 위해 마련한 자리라 생각하면서 이런 저런 사이더를 시음해 봤다.

영국의 사이더를 따라 가기엔 아직 많이 부족해 보였지만 그래도 그들의 시도와 도전이 대단해 보였다.

언니가 사 준 술 한보따리 들고 고고씽~~~ 어떤 술이면 어떠랴~? 좋은 사람과 마시는 술이면 되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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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어린 시절 살았다고 하는 한 동네에 들렀다.

지금은 빈 집이 넘쳐 나는 아주 작은 시골 동네.

4km가 넘는 거리를 걸어서 학교에 갔었다고 하는 언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왠지 슬프게 느껴지지 않았다. 동네 이곳 저곳에 흐드러지게 핀 개망초와 그 아름다운 풍경때문일까? 이런 동네에서 한 달 정도 살면서 힐링을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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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대구에 왔다.

젤 먼저 들른 곳은 언니의 텃밭이었다.

살구, 상추, 블루베리, 호박, 고추, 오이 등 언니는 이 텃밭에서 정말 많은 걸 자급자족하고 있었다.

나도 지금은 이런 삶을 꿈꾼다. 적게 먹으면서 자급자족하는 삶. 한적한 시골의 한 자락에서 조용히 글이나 쓰면서 살아가는 삶. 작지만 나만의 작은 정원을 가꾸면서 살아가는 삶. 이런 삶이 이젠 내겐 로망이다. 이런 삶은 살아가면서 행복을 느끼는 언니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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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이제 황마를 염색까지 하며 산다고 한다. 못하는게 뭘까 우리 대구언니는? 내 눈에 언니는 그냥 '여신'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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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랑 헤어지기 전 farewell dinner를 한 대구의 한 맛집이다.

해밥달밥이라는 맛집인데 정말 음식 맛도 맛이지만 그 어마어마한 반찬의 가지수에 놀랐다.

집 텃밭에서 공수하는 신선한 재료에 예전부터 내려오는 레시피를 쓴다고 하는데 정말 대단했다.

1인 1만8천원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이라 낮에는 줄을 서야 한다고 하니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해밥달밥 주소: 경상북도 칠곡군 동명면 기성리 94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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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좋다.

그 어떤 좋은 음식보다도, 그 어떤 좋은 장소보다도 힐링이 된다.

'나의 대구 언니'는 그래서 내겐 힐링이다.

힐링여행을 주신 언니 감사합니다. 또 놀러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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