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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찜갈비
잘 밤에 생각나는
매콤한 그 맛
#대구찜갈비 #낙영찜갈비
여행사진을 뒤적이다 사진 하나에 꽂혔다. 고기애자의 맘을 심쿵하게 만드는 대구 먹거리. 매콤함이 사진에 그대로 표현돼 보자마자 침이 꼴깍. 이 상태로 가다간 치킨집에 전화라도 하지 않으면 밤이 길 것 같다. 지난해 10월 대구로 여행을 떠났더랬다. 대구 이곳저곳 둘러보다 호텔에 들어가기 전 저녁식사를 위해 대구에서 찜갈비로 유명한 맛집을 찾았다. 워낙 고기를 좋아하는 나인지라 함께 여행 중인 지인은 나를 위해 준비했다며 이 맛집을 엄청 자랑했다. 기대해도 좋노라고. 그 말은 서울에서 대구로 향하는 KTX에서부터 이 대구 맛집 대문을 들어설 때까지 계속되었는데 그의 말은 진리였다. 이 밤, 대구로 떠나고 싶은 매운맛. :)
서울에서 기차에 올라탈 때까지만 해도 비가 주룩주룩이었는데 막상 대구에 도착하니 언제 그랬냐는 듯 여행하기 좋은 날씨를 선사하는 대구. 대구역을 빠져나오는 길이 그리 상쾌할 수 없었다. 마치 모래바람 속을 달렸던 차가 셀프 주차장을 빠져나올 때 그 청량하고 깔끔함을 대구역을 빠져오는 내게 대구는 내놓았다. 여행 시작부터 예감이 좋았던 대구여행은 무엇 하나 어긋남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대구에 밤이 오자 하루 일정을 마감하게 되었다.
숙소로 들어가기 전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찾아간 곳은 문재인 대통령이 방문한 것으로 유명한 찜갈비 맛집, 대구 낙영찜갈비. 사실 이곳이 이런 곳이란 건 이집 문턱을 넘어서면서 알게 되었다. 가게 곳곳에서 대통령 사인과 사진 그리고 방문을 기념하는 현수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생방송 오늘저녁을 비롯해 방송에도 여러번 나온 곳으로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대구지역 맛집 이건만 난 이제서야 찾게 되었다. 대구 낙영찜갈비는 1974년 오픈해 40여년 훌쩍 넘는 세월 동안 대구 동인동 찜골목에서 소갈비찜 맛을 지켜왔다. 동인동 찜골목은 70년대 초 공사장 인부들이 술안주로 인기가 많았던 찜갈비로 그 유래가 시작되었다. 당시 원조라 할 만한 식당들이 문을 닫고 새로운 양념을 개발한 찜갈비 식당들이 이곳에 문을 열면서 지금의 동인동 찜골목이 되었다고.
자리에 앉자마자 주문에 들어갔다. 주문은 소갈비찜과 소고기찌개. 지난해 10월에 다녀왔던 걸 5달이 지난 지금 글로 남기려고 하니 한우갈비찜이었는지 소갈비찜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대구 동인동 찜골목에 위치한 낙영찜갈비에서 만날 수 있는 찜갈비 종류는 한우갈비찜, 소갈비찜. 어린이용 소갈비찜이 있으니 본인의 취향에 맞게 주문하면 될 듯. 가격은 한우갈비찜이 2만8천원, 소갈비찜과 어린이용 소갈비찜이 각각 1만8천원이다. 한우갈비찜 재료는 당연 한우일테고 소갈비찜의 원산지가 궁금할 텐데 소갈비찜에 사용된 갈비 원산지는 뉴질랜드산이다. 함께 주문한 소고기찌개는 식사를 할 생각이라면 함께 주문하는 것이 좋다. 찜갈비는 안주로 더 잘 어울리고 찌개는 공깃밥과 더 잘 어울리는 궁합인 듯. 어떤 메뉴를 주문하더라도 공깃밥은 별도로 주문해야 한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짬시간을 이용해 대구 숙소 이야기. 이 대구여행에서 이용한 숙소는 노보텔 앰배서더 대구. 워낙 대구 호텔로 평이 좋아서 기대했었는데 역시나 편한 휴식과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대구에서 호캉스 즐기기 좋은 호텔 중 손에 꼽히는 곳이니 대구호텔 찾고 있다면 고려해보시길. 여기서 한가지 꿀팁. 국내호텔 전용 아고다 시크릿 할인코드를 이용하면 보다 알뜰하게 호텔을 예약할 수 있다는 사실. 할인코드는 'AGD1903M212'이며 이 코드는 아고다 제휴 사이트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사이트에 접속해 원하는 호텔을 선택 후 할인코드 입력해 5% 할인받으시길. 예약기간은 3월 31일까지지만 숙박기간은 정해지지 않았으니 대구뿐 아니라 국내여행 계획이 있다면 3월 안에 예약하는 것을 추천한다. 트립닷컴 15%, 8%, 5% 할인코드와 호텔스닷컴 5% 할인코드, 익스피디아 7% 할인코드도 있으니 편한 방법으로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대구여행을 보다 폭넓게 여행하고 싶다면 렌트카 예약도 잊지 말기.
드디어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찜갈비 등장. 대구 찜갈비는 양은그릇에 담겨 나오는 것이 정석이다. 이 양은그릇에 나오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비교적 고급스럽게 보일 수 있는 도자기 그릇의 경우 양념이 잘 졸지 않아 고기에 양념이 배지 않고 스탠 그릇을 이용하면 양념이 채 배이기 전에 타버린다는 것. 그래서 가장 맛있는 찜갈비를 만들기 위해 양은그릇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 깊은 뜻을 몰라 그저 올드 한 전통을 눈으로 볼 수 있게 콘셉트를 잡은 것 줄 알았던 일인. 괜히 양은그릇 안에 있는 찜갈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디어 맛보기 위해 집게로 한덩이 들었다. 뼈에 붙어 있는 고기가 제법 실하다. 매콤한 양념이 고기 속에 제대로 배어 양념과 고기가 따로 놀지 않는다는 것이 찜갈비의 매력. 사실 보기엔 엄청 매울듯싶어 걱정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심하게 매운편은 아니었다. 매콤함이 고기에 제대로 침투하는 동안 고기 특유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다듬은 느낌이랄까? 잘 다듬어진 매콤함은 찌개랑 함께 먹으려고 주문한 공깃밥을 찜갈비에게 양보하게 만든다. 찜갈비가 너무 맛나 고기애자는 이 찜갈비를 밥반찬으로 공깃밥 절반을 순삭. :)
개인적으로 야채를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깻잎만큼은 예외다. 그래서 고깃집을 찾을 때 이 집 고기맛이 있냐 없냐를 따지기 전 깻잎을 주느냐 안 주느냐로 맛집을 결정하기도.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취향이니 딴죽 걸지 말기. 여하튼 깻잎이 있어 찜갈비를 쌈으로도 즐겼다. 깻잎 특유의 향과 맛이 찜갈비와 적절하게 어울려 예의상 인증샷 남기려고 하나 싼 쌈이 둘이 되고 셋이 된다. 쉽게 말해 내 입맛에 딱 맛는 맛있는 매콤한 맛. 고기 특유의 부드럽고 고소함이 매운맛이 주는 날카로움을 잡아주고 있다고 하면 적절할 것 같다. :)
찜갈비 매력에 빠져 내게 외면당하고 있는 소고기찌개. 돼지고기찌개도 아니고 소고기찌갠데 그래도 맛은 봐야 하지 않냐며 함께 온 지인이 적극 권한다. 그래서 찜갈비로 향하는 젓가락 잠시 내려놓고 소고기찌개에 관심 갖기로. 이 찌개가 어떤 맛이냐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공깃밥을 부르는 맛. 찜갈비와 함께 하지 못한 절반의 밥은 이 찌개와 함께 하기로. 물론 밥 얼른 먹고 본격적으로 찜갈비 뜯겠다는 야심찬 전략은 안 비밀. 여기서 내 개취를 이야기 하자면 난 국이나 탕보단 찜을 좋아한다. 국물 없는 요리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이 2가지 메뉴 중 나에게 더 밥반찬으로 적합한 것은 당연 찜갈비. 하지만 국이나 탕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소고기찌개를 주문해볼만하다.
이 동인동 찜갈비의 유래는 앞서 언급했듯이 공사장 인부들의 술안주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다는 것은 이 맛난 안주를 놓고 술 한잔 안 할 수 없다는 이야기. 이제 숙소에 들어가 짐풀고 늘어지게 잘 일만 남았는데 이런 낙은 챙겨야 여행이 재밌는 법. 이렇게 찜갈비 덕분에 술술 들어간 맥주는 안줏거리 성지인 서문시장 야시장으로 인도했다지?
결국 난 서문 야시장에서 맥주에 빨대 꽂았다. 찜갈비 이야기하다 대구여행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서문야시장으로 점프. 개인적으로 어느 도시를 가든 시장을 둘러보는 편. 살림하는 주부가 아니라 장보러 가는 건 아니고 대부분 길거리 음식을 찾아보기 위해서다. 그런 의미로 대구를 찾으면 맛집 검색 따로 할 필요 없이 야시장으로 대구 먹방여행을 떠나곤 하는데 본격적으로 먹거리 부스를 찾기전 셋팅하는 것이 있다. 바로 이 목걸이 맥주. 마땅히 앉아서 먹을 곳이 없는 시장통이기에 부스에서 음식을 구입하면 한 손에 음식 들고 다른 한 손으로 맛을 봐야하는데 늘 맥주를 잡아야 할 손이 부족하다는 걸 누구나 느낄 듯. 그런 점에서 이 아이템 진심 신박하다. 대구여행 중 서문야시장을 찾는다면 꼭 이 목거리 맥주에 빨대 꽂으시길. 그럼 시장 안에서 파는 음식들이 다 맛난건 안 비밀. 시장 안 음식 파는 부스들이 다 대구를 대표하는 맛집으로 변신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이제 다시 찜갈비 이야기로 뿅!
고기애자 입맛을 사로잡은 찜갈비와 공깃밥을 부르는 소고기찌개로 두둑하게 배를 채운 뒤 맛보는 후식은 배. 사각사각 씹히는 시원함과 깔끔함이 방금 내가 무엇을 먹었는지 잊게 만든다. 대구 op 양념으로 무장했다고 하더라도 고기는 고기인지라 기름기를 느끼게 될 수밖에 없는데 그 기름기를 말끔하게 씻어주는 그 이름은 배. 배도 부르겠다 더 오래 앉아 있고 싶었지만 숙소 들어가는 길 서문시장 한바퀴 돌고 들어가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모든 배가 내 뱃속으로 사라지는 순간 일어서야 했다. 참고로 낙영찜갈비 영업시간은 오후 10시까지라 사실 서문야시장이 아니였어도 일어나야 하는 판. :)
고기를 너무 사랑하는 나와 함께한 여행 동무들은 나의 먹성에 자신들의 찜갈비를 모두 나에게 넘기고 소고기찌개로 저녁식사를 마무리했다. 사실 일행 중 한 분은 원래 고기를 입에 대지 않는 분이라 이 날 더욱 든든하게 고기로 배를 채울 수 있었는데 대구에서 만족으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던 건 그분의 공이 큰 듯. 고기 양은 모두 고기애자라면 추가 1인분이 더 필요할만한 양이다. 살짝 양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 양것 먹기 보단 술안주로 즐기면 무난한 양이 될 것 같다. 만족스러운 한끼 식사를 할 수 있었던 낙영찜갈비는 동인동 찜골목을 찾으면 쉽게 찾을 수 있으며 렌트카를 이용한 여행이라면 본관과 별관이 이웃해 있으니 두 곳에 있는 주차장 중 한 곳을 이용하면 된다.
요즘은 먹방이 하나의 여행 테마로 자리 잡았다. 그래서인지 좋을 것을 보는 것만큼이나 좋을 것을 먹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낙영찜갈비에서의 한 끼는 대구여행을 무척 만족스럽게 이끌어 주는 듯. 잘 밤에 음식 사진 한 장으로 이렇게 호로록 글을 쓰고 보니 그 맛이 더 간절해진다. 오늘 밤 아쉬운 대로 치킨이나 배달 주문해서 먹고 자야겠다. :)
대구광역시 중구 동덕로36길 9-17
Website: https://obam13.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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