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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1 (1)

지금 나에게는 가진것이라곤 펜과 펜 안에 들어있는 잉크 뿐이다.
나의 최선을 다해 미래에 어느 누군가의 존재가 읽을 수 있기를
지금 이 상황을 최대한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보려고 한다.

이 잉크와 펜이 사라지는 사라지는 순간
이 세상에 작가는 없다.

현재 날짜는 2046년 11월 20일, 지금까지 살아남은 작가는 나뿐이다.

나는 지금 남 모를 담배 자판기에 기대어 앉아있다.
기댄지는 한… 대략 8시간 된것 같다.

오래전부터 나의 명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것을
깨닫게 된 후 나는 죽지못해 살고 있었다.

사실 방금 어떠한 불명확된 생명체에게 왼쪽 허리의
살점을 일부분 뜯긴것 같다.

그쪽에서 다가오는 고통과 공포가 나로써는 정말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이런 무방비 상태에서 누군가라도 나를 먹어 치울 수 있다는
사실은 이젠 별로 놀랍지도 않다.. 인육을 본지가 무려 20년이 되었으니..
나도 인육을 어쩔 수 없이 먹은 적이 있었다. 그때에는 선택이 없었다.

유일한 식량은 인육이였고, 암시장에서 파는 고기라고는 인육뿐이였다.
인육을 다 어디서 구해온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아니 너무 지나치게 신선해보였다.

지금 생각하면 후회가 든다.
내가 진정 인간인가, 싶을정도로 말이다.


그 생명체가 인간인지 아닌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최근 20년동안엔 계속 날씨가 우중충하고 햇빛이 비친적이 없었기 때문에
햇살을 본지가 오래라, 최소한 이 도시의 모습은 항상 어두웠다.

그리고 난 이 도시를 벗어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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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세종대왕께 참으로 감사하다

다른 언어보다 글자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 및 활용하면서 동시에 더욱 다양한 발음을 낼 수 있게
설계를 한 사실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다. 이런 사실이, 특히 이런 펜과 잉크가 다이아몬드보다
귀한 요즘 사회에서는 정말로, 더더욱이 감사할 따름이다.

막상 내가 ‘마지막’ 작가라고 하니, 얼떨떨하기도 하고.
그렇게 수많은 작가들은 어디로 갔을까, 하는.. 터무니 없는 궁상도 꿔보지만
어떤 면으로써는 무섭기도 하다.

내가 글쓰는것을 멈추는 순간, 이 세상에서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은 없다.
모든 문학적 가치가 소멸되는 순간의 기로에서서,

나는 인류의 마지막 글의 역사를 작성하고 있다.
초라하기 짝이 없는 거창한 어투로 내뱉던 내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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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란거, 끝까지 살아남으면 영화에서는 엄청 멋지게 보였고,
실제로 내가 마지막까지 살아남으면 참 멋지겠구나, 난 대단한 사람이구나라고 생각이 들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그렇진 않았다… 생각보다 마지막 생존자가 느끼는 공기는 무겁고도 고요하며, 외로웠다.


마지막이 뭐가 그리 좋다고….
차라리 나는 내가 일찍 죽지 않은것에 대하여 후회하고 있다.

외롭기도 하지만, 온몸이 노곤하다.

전기 공급이 끊긴지가 오래인데, 이 자판기는 이상하게도 잘 작동하고 있다.
혹시나 해서 주머니를 뒤져보니 2021년화 470원이 있었다.

2021년때 470원이면 엄청 큰 돈이였다. 아마… 지금 기준으로는..
인육 15kg정도나 텐트 세트 2개는 충분히 받을 수 있을만큼의 값이다.. 아.. 인육 이야기 또 해서 미안하다.

국가는 존재한지 오래고, 그 이후로 무정부 상태가 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한 21년 됐으려나.. (국가가 5000년동안 존속되었다는것에 비하면 얼마 되지 않은 시간임에는 분명하다)

무정부 상태가 된 날짜를 나는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2027년 6월 19일, 오후 4시 31분, GOB (정부 공식 방송)을 통해 급작스럽게 초대통령은
(그 당시에는 대통령보단 초대통령이라는 용어를 더 자주 사용하였다) 해당 국가의 해산 및 정부의 해체를 선언하였다. 전혀 예고되지 않은 공식 발표였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나라 정치를 빠삭하게 알고 분석하던 그 수많던 작가들과 기자들도 반강제로 묵인할 수 밖에 없었다.
우리나라를 "전망이 밝다"고 야기하던, 그들이 보얐던 그 빛은 도데체 어디로 삼켜야 했던것일까.

초대통령은 어딘가 다급한 표정을 숨기려 애쓰는 모습이 아니나다를까, '무정부'라는 되지도 않는 해결책을
안그래도 전망이 어두운 경제덕분에 날카로워진 국민들의 안면에 대놓고 뿌릴 수가 있을까?
예상했던대로 엄청난 반발이 일어났고, 각각 지역에서 큰 시위가 매일마다 펼쳐졌다. 작가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수많은 시위에 참가를 했었다. 소신있는 발언도 자주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 예전 이야기다.

그렇게 사람들은 총 2년 8개월 13일이라는 긴 기간동안 시위를 하였다.

시위의 온도는 이미 시위를 시작하고 4개월 후, 초대통령이 암살을 당하고 나서 기세가 약해졌다.
1년 3개월이 지나자 전국에 있는 33%의 정치인들이 사망하였다.
머지않아 1년 9개월이 지난 날에, 64%의 정치인들이 암살당하였다.
2년이 조금 넘은 시기때부터는, 실존하는 정치인들 (전대통령, 국회의원, 위원장 등등 정치에 발을 담근 사람들)은 단 48명 뿐이였다.
그리고 2029년 겨울, 유난히 나의 손가락의 감각을 갈라놓던 추위가 거세지며 현재 사회에 영향력을 줄만한 사람은 모조리 암살당하였다.
물론 그 대학살 이후에도 몇몇은 살아남아 숨어 생을 유지하고 있을게 분명하다.

하지만 지금은 2046년이 거의 끝나가는 시기이다..
나 외에 남아있는 인물은 없다는것에 거의 확신을 한지 오래이다.

모든 사람들이 모조리 몰살되는 장면을 보고 마천루에 숨다가
알 수 없는 자들로부터 달아나 이 자판기까지 기어 올라온게 나였기 때문이다.

인육도 이젠 점점 고갈되기 시작하고
물은 커녕 흙탕물도 본지 오래이며
우리가 이십여년전에 자랑스러워하고
우리들의 이마앞에 세우던 것들의 가치가 사라지고.
오히려 그 상태에서 괴멸되어버렸다.

아무도 그에 대한 명예와 부에 대해 신경을 조금도 쓰지 않게 되었다.
신경을 쓰는게 더 이상하지만.

저명한 과학자와 부했던 세력들은 이미 시위가 시작되기 전에 지하로 숨어들어갔다.
그 소문은 너무 흔하게 퍼져버려 아무리 그 소문이 허무맹랑할지라도 오히려 현실보다 지루했다.
그래서, 별 감흥이 없었다.

2033년 5월 경 즈음에, 지하도시가 붕괴되었다는 소식을 들은것 같았지만
정확하지 않아 그냥 흘겨보냈던 기억이 난다. 그 소식은 정말이었을까.

인육도 먹지 않는 나로써는 물과 영양 공급 주사로 겨우 겨우 생을 버티고 있는 중이다.
이 주사를 맞으면 영양 공급이 최소한 5일은 지속되기때문에 굉장히 효율적이다.
물론, 배는 아직도 고프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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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한번 봐주겠다 뭐 그런건가...'

470원의 대가로 얻은 낡은 담배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470원의 옛동전이 더 가치있을까, 아니면 아직도 작동하고 있는 예전의 담배 자판기에서 나온 담배가 더 가치있을까?’

담배는 처음 해본다.
오늘 같은 날에 담배나 핀다니, 하필.

담배에 어눌하게 불을 붙이고
미숙한 자세로 담배를 첫 입에 갖다 대었다.

담배의 뿌연 공기가 들어오고, 다시 나왔다.
역시, 나의 예상대로, 담배는 여전이 독하고, 잔인했다.
약간의 인자로움이 사람들을 유혹하게 만든건지는 몰라도,
담배는 여전히 텁텁하게 목속을 조여왔다.

금방 연기를 몸 밖으로 퇴세시켰다.
견디기 힘든 향기가 금방 몸 밖으로 나가니 살것 같았다.


나는 아직도 자판기 옆에 기대 앉아있다.

담배 하나도 다 못피고 쿨럭대는 이런 약골 글쟁이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운명을 이 담배 기계 옆에서 마주해야 한다는게 믿길까.

사실 아무 생각이 나지 않는다.

====

연기를 퇴세시킨지 고작 5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2021년때에 제조된 담배연기보다 더 고약한 냄새가 나의 신경세포를 자극했다.

거의 이성을 반 이상 잃어버린 후였다.

나는 더 이상 스스로 자립하기 어려웠다.

바닥은 끈적거리고 옆구리에서는 피가 응고되지 않으며
고약한 찌든내는 정신상태를 오히려 몽롱하게 만들어 판단력을 흐리게 만든다.

급하게 손에 쥐고 있던 나머지 담배를 두어개의 뭉치로 나뉘어서
한꺼번에 피었다.


라이터 안에 남아있는 기름도, 이제 얼마 없다.


아까와는 다르게 담배가 너무 담백했다.
하얀 연기가 몸속으로 부드럽게 스며들면서

중후한 갈색빛 내음을 토해내게 만들었다.
잠깐 숨통이 트이는것 같았다.


허나
동시에 내 허파가 탁해지고 있다는것은
너무나도 잘 아는 사실이었지만 지금은 아무래도 상관이 없었다.
저 냄새를 조금이라도 더 맡았다가는, 내가 미쳐버릴것만 같았다.


나는 다른것은 몰라도 시간개념은 확실한 사람이다.

비록 시각을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은지 오래되었지만 내 예상에는 2051년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2051년부터 해가 검붉게, 조금 어두우며 살짝 뻘건 빛을 내뿜는다는 예측은 거의 모두가 알고 있었다.

계절은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 이미 날씨라는 개념은 파괴된지 오래이니.
12월에 엄청 더울 수 도 있고, 5월에 혹한을 겪을 수 도 있다.



2051년이라… 그동안 그렇게 시끌벅적하던 사회속 사람들과 단체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담배 빨면서 좀 지 얘기 하다가
제 3인칭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방식이 바뀐다.
“나”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었다면,
이제는 “그”라고 용어를 바꾼다.
“그”라고 용어를 바꾼 순간 “나”는 글을 쓰지 않았다.
쓰기를 멈췄다로 이해할 수 있겠다.

빨리 끝내고 싶다)



<ㅈ强ㅎ實?>,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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